"온갖 종류의 지뢰와 대항 갱도, 불붙은 기름을 채운 단지, 도화선 불화살, 창, 석궁, 불덩어리, 불붙은 장작 다발, 폭발성 전쟁 무기와 발명품들은 모두 비열한 공장과 잔혹한 창고에서 만들어진 것이다. 연료와 폭발물로 채워진 무기를 적군이나 그들의 텐트 위로 던지면 금새 불이 붙는다. 그것들은 분명 가장 유감스럽고 치명적인 발명품이다. 이로 인해 우리는 지뢰와 함께 폭파된 수많은 사람들을 자주 목격하곤 한다. 또 전투가 한창일 때에는 이 화염 무기들의 제물이 되어 잔혹하게 몸 위로 번지고 있는 격렬하고 파괴적인 불을 끌 물도 없는 상태에서 제복을 입은 채 불에 탄 가장 강인한 군인들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마치 인간을 파멸시키기에는 무기와 총, 포화가 부족하기라도 한 것처럼, 우리는 적들을 더욱 신속하게 강타하기 위해 무기에 날개를 달아 우리의 파멸을 앞당겼고, 죽음의 산에게 날개를 달아 인간을 더욱 신속하게 억압하게 했다. 세상에 있는 모든 것은 신이 인간을 보호하기 위해 만든 것인데 말이다. 고대인들이 사용했던 각종 전쟁 무기들은 정말이지, 내가 지금 묘사하고 있는 무기들과 비교하면 어린아이 놀이나 장난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이런 근대 발명품들은 모양에서나 잔인함, 효과에 있어서 인간이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잔혹한 무기들을 능가한다.
세상에서 천둥과 번개보다 더 무시무시하고 두려운 것은 무엇인가? 천둥의 해악은 이들 지옥의 무기의 잔인함에 비할 바가 아니다. 이것은 그것들이 미치는 영향력을 비교하면 알 수 있다. 천둥과 번개는 일반적으로 단 한 차례 내리치며 수많은 사람 가운데 한 사람만을 공격한다. 그러나 대형 대포는 포탄 하나로도 많은 사람들을 공격해서 죽일 수 있다. 자연 현상인 번개는 우연히 키가 큰 참나무, 산꼭대기, 때로는 높은 건물에 한 차례 떨어지지, 사람이 맞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러나 인간의 악의와 지시로 만들어진 이 몹쓸 무기는 오직 사람만을 공격하고, 사람만을 목표로 삼아 저격한다.
전령으로서 앞서 도착한 천둥은 그 소리로 곧 다가올 폭풍을 예고한다. 그러나 지옥의 무기는, 이것이 가장 못된 짓인데, 공격과 동시에 포효하고 또 포효하는 동시에 공격하며, 한꺼번에 그리고 동시에 가슴에는 치명적인 탄환을, 귀에는 끔찍한 소음을 보낸다. 따라서 우리 모두가 그렇게 치명적인 무기를 만든 사람을 저주하는 것도 당연하다. 반면 글이나 간곡한 권고로 왕이 그 무기들을 사용하려는 것을 만류하거나 무기들로 인한 상처를 적절히 치료하려고 노력한 사람들은 높이 찬양해야 한다."
소구경 화약 무기의 보급에 따른 전쟁 양상 변화에 대한, 프랑스의 외과의 앙브루아즈 파레 Ambroise Paré 의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