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전 조지.W.부시는 가장 부유하고 큰 나라들의 지도자들과 워싱턴에서 G20 정상회담을 개최하며 금융 위기를 앞두고 다시는 세계경제적 고립주의의 실패를 되풀이하지 말 것을 결의했다. 그리고 실제로 1930년대에 그러했던 것과 같은 극단적인 보호주의는 되풀이되지 않았다. 그렇지만 각국의 정부들은 그들이 교역하는 재화와 자본 중 어느 것을 환영하고 얼마나 자유를 부여할지를 점점 더 많이 골라내기 시작했다.


국제화는 명백히 중지 상태이다. 가장 간단한 지표가 trade intensity 무역결합도 인데, 무역이 GDP 에서 차지하는 비중으로 계산된다. 이는 1986년부터 2008년까지 꾸준히 상승하다가 답보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글로벌 자본 흐름은 2007년 11조 달러를 기록한 이후 작년에는 무려 1/3로 줄어들었고, 국경 넘어 직접 투자 또한 2007년 이후 감소추세이다.


이러한 흐름이 단지 경기순환일 수도 있지만, 문제는 금융 정책이다. 경상수지적자 부채 대출 조달을 위해 국경 너머 금융을 조달해왔던 은행들이 이제는 국내 대출을 강화하고 자본을 확충하고 외부에 울타리를 세울 것을 요구받고 있다.





각국 지도자들은 금융위기 이후의 보호무역주의를 회피했다고 자축하고 있지만, WTO 지침을 우회하는 은밀한 보호 장벽들이 가동되는 중이다. 인도는 정보통신과 솔라에너지 장비 정부 구매에서 지역 요구 사항을 포함하기 시작했고 브라질은 자국의 석유메이저 페트로브라스로 하여금 자국 기업으로부터 장비를 구매토록 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 또한 중국산 솔라 패널에 관세를 부과하면서 자국의 그린 에너지 산업에 보조금을 쥐어주는 중이다.


통제 시대의 유물로 취급되던 자본 통제 또한 핫머니의 유출입을 단속하기 위한 도구로 부활하는 중이다. 브라질은 2009년 10년 두 해 간 외국으로부터의 유입 자본에 세금을 부과하기 시작했는데, Luiz Awazu Pereira 중앙은행 차관은 "우리는 모든 자본 투자를 환영한다. 다만 공격적인 헤지 펀드들은, 미국이 과세하지 않을지라도 우리가 10%의 세금이 부과할 것" 이라고 말했다.


세계가 무역자유화를 포기한 것은 아니지만, WTO 중심의 다자무역체제에서 지역과 당사자간 협정으로 이행하는 중이다. 2008년 리먼브러더스가 파산하기 직전에도 WTO Doha 아젠더는 인도와 중국의 농산물 세이프가드 문제에서 미국과 합의를 이끌어내는 데 실패하였다. 이후 미국은 호주, 브루나이, 캐나다, 칠레, 일본, 말레이시아, 멕시코, 뉴질랜드, 페루, 싱가포르, 베트남과 함께 TPP 협정을 시작하였고 오바마 대통령은 중국의 참여를 권유하고 있다.


 UN CTD (Commission for Trade and Development) 는 외국 직접투자에 대한 규제도 강화되는 추세임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12월 캐나다는 중국의 국영기업이 캐나다의 오일샌드 기업을 인수하는 것을 앞으로 금지할 것이라고 선언하면서 "우리 캐나다는 비즈니스에 열려 있지만 그것이 외국 정부에 매각하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고 덧붙였다.


 인력 이동 또한 더욱 조심스레 통제되는 중이다. 국경의 이민자 통제와 심사는 강화되는 추세이지만 각국은 고급 인력과 기업가들에게는 더욱 규제를 완화해가고 있다.


오바마는 국제화가 중지 대상이 아니라 더 넓은 목표를 추구해야 할 대상으로 보고 있다. 그는 타국이 노동과 환경 그리고 지적재산권에 대한 기준을 강화하고 미국 기업들이 동등하게 경쟁하며 중산층 근로자에게 좋은 임금을 지불하기를 원한다. 지난 4월 방글라데시에서 의류 공장이 무너져 1천여명이 사망했을 때 방글라데시의 노동 기준이 개선될 때까지 관세 혜택을 유예하기로 결정했다.


A state of imperfection


문이 있는 세계화의 등장은 주로 정부 주도 자본주의에 의하며 중국을 비롯한 신흥시장 - 인도, 브라질, 러시아 - 가 선진국들보다 금융위기를 더 잘 버텨내게 해 주었다. 그들은 관치 자본주의가 열린 시장과 작은 정부로 상징되는  '워싱턴 컨센서스' 보다 우수하다고 말하고 있으나, 그 시스템은 구조적 모순을 은폐하고 있음이 점점 분명해지는 중이다. 중국에서 국영 기업과 관치 대출은 민간 투자를 빨아들여 자산 버블로 이어지고 있고 인도와 브라질에서는 부적절한 인프라 투자가 인플레이션을 유발하고 성장율을 저해하고 있다.


 국제 금융에 대한 약간의 통제는 불필요한 것만은 아니다. 한국이 도입했던, 은행의 외환 대출 제한은 환율 하락 방어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되었다. 그러나 문이 달린 국제화는 숨은 비용을 유발한다. 정책담당자는 종종 좋은 자본과 나쁜 자본을 구분하고, 수출 증대와 혁신을 이끌어낼 할 수 있는 능력을 과신한다. 금융위기 전 국경을 넘어서 배회하던 자본은 최고의 투자 기회를 찾고 소비자를 위해 가격을 낮추며 경쟁을 촉진하여 국가들의 성장잠재력을 계발하는 기능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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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루노 (Giordano Bruno) 사건의 심문관이기도 했던 로베르토 벨라르미노(Robert Bellarmine) 추기경은 1616년 갈릴레오 재판에 대하여  “… 갈릴레오가 가정에서부터 가설적으로 말한다면, 그는 신중하게 행동하는 셈이 될 것이다. 즉, 지구가 운동하고 있고 태양은 정지하고 있다고 가정하는 편이, 동심원이나 주전원을 사용하는 것보다 현상들에 대해서 보다 나은 설명을 할 수 있다고 말한다면, 적절히 말한 셈이 된다. 거기에는 아무런 위험도 없고, 그것이야말로 수학자에게 필요한 모든 것이다” 라고 후술하고 있다.


 다시 말해  “코페르니쿠스의 ‘천제의 회전에 관하여 De Revolutionibus Orbium Coelestium’ 서문에서 안드레아스 오지안더가 말한 <이러한 가설들이 진리이거나 심지어 진리인 듯할 필요조차 전혀 없다. 차라리 그것들이 관찰들과 일치하는 계산을 낳는다는 한 가지 사실로 충분하다> 에 갈릴레오가 동조할 준비가 되어 있는 한, 어떠한 반대도 없었다” 즉 그것이 단지 하나의 <수학적 가설> 혹은 <장치> 에 불과하다는 점을 분명히 하는 한 갈릴레오의 가르침에 반대가 없었다는 것. 즉 당시 교회는 새로운 체계가 천문학적 계산과 예측을 위해 더 편리한 도구instrument라는 것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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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지구상에서 거대 석유 회사들에게 나쁠 것은 없어 보였다. 세상은 그들이 생산하는 것 이상을 원하고 있었고, 그들의 가치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았다. 엑손 모빌의 시장 가치는 $417 billion 으로 애플과 함께 세계 최고를 다투고 있다. 로열 더치 쉘은 런던 증권거래소에서 가장 가치있는 기업이고, 셰브론은 6만 2천명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으며, 토털 사는 130개국에서 운영하고 있고, BP의 경우는 멕시코 만 석유 유출 사고에서 거대함이 얼마나 큰 재앙이 될 수 있는가를 제대로 보여주었다. 그러나 그 능력은 그 기업들의 근본 강점에 대한 왜곡된 신호를 보내주고 있다.


1990년 유가는 곤두박질쳤고, 1950년대의 ‘일곱 자매들’ – BP, Esso, Gulf Oil, Mobil, Royal Dutch Shell, SoCal and Texaco – 은 기업인수합병의 대열로 끌려나갔다. 합종연횡의 결과 현재의 새로운 ‘슈퍼 메이저’ 들이 탄생했고, 이들은 20세기 후반의 경기 호황과 유가 회복에 힘입어 거대한 세력을 구축하였다. 모든 것이 희망으로 가득 찬 듯 하였으나, 이머징 마켓의 빠른 성장은 산유국으로의 권력 집중이라는 상황을 더욱 악화시켰다.


1950년 ‘7자매’ 들은 세계 석유의 85%를 통제할 수 있었다. 지금은 90%가 NOC (national oil companies) 에 속해 있고, 이들을 석유 위에 앉아 있는 정부가 거느리고 있다. 과거에 NOC 들은 서구의 ‘슈퍼 메이저’ 기업들의 전문 기술자들과 프로젝트 매니저들의 도움을 받아야만 자국의 석유를 시추할 수 있었다. 지금은 그들 스스로 할 수 있다.


이러한 추세는 석유메이저들이 갈수록 지리적으로든 (심해 혹은 원양) 화학적으로든 (타르 샌드 등과의 혼합 상태) 정치적으로든 (산유국들의 자원국유화) 원유에 접근하기 힘들어져감을 의미한다. 그들의 경험과 노하우는 매우 가치있는 것이지만, 상기의 이유들 때문에 석유메이저들은 갈수록 더 많은 비용을 지출해서 더 적은 석유를 생산하는 데 그치고 있다. 세계 석유 수요가 점증하는 현재와 미래에는 어떻게 될 것인가?


몇 년 간 일부 전문가들은, 미국 48개 주에서 1970년대 초반의 피크 이후 원유채굴의 하락 추세를 인용하면서 세계의 석유 생산량이 곧 하락하거나 적어도 상승 추이가 주춤할 것이라고 주장해 왔다. 이 전망은 곧 틀린 것으로 밝혀졌는데, 채굴 기술의 혁신으로 인하여 기존의 저채산성 유전들이 재평가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 어떤 애널리스트들은 새로운 피크의 도래를 예견하고 있다. 공급이 아니라 수요 측면에서.


석유메이저들의 전망대로라면 석유 수요의 증가 추이는 거침이 없을 것이다. 더 많은 자동차가 거리를 내달릴 것이고, 더 많은 선박과 비행기가 무역과 여행을 견인할 것이므로. International Energy Agency (IEA)와 부유한 국가들의 클럽 등도 비슷한 전망을 내놓고 있다. 채굴되는 석유의 60%는 수송에 쓰이고 있고 (나머지는 석유화학이나 기타 산업 분야) 수송의 수요는 증가하고 있으므로. BP의 전망에 따르면 신흥국 경제는 매일 90m 배럴 (b/d)의 석유 수요를 2030년까지 104m b/d 로 끌어올릴 것이다. 엑손모빌은 석유수요가 2040년까지 113m b/d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이는 매년 0.8%에 달하는 수치이다.


이러한 증가세는 석유메이저들이 자리한 부유한 국가들과는 상관없는 일이다. 오히려 선진국들의 석유 수요는 2000년대 중반부터 하락 추세에 있다. 경기 불황 이상으로 차량의 연비 개선과, 저출산과, 차량 수요의 쇠퇴가 이러한 트렌드의 원인이 되었다. 대신 선진국 이외의 국가에서는 수송과 교통에 대한 수요가 2세대 이전 선진국의 그것을 훨씬 더 큰 인구 규모의 비율로 폭증시킬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신흥시장 경제는, 환경과 자원 낭비에 훨씬 무책임하였던 정부 하에서 1950~60년대 디트로이트가 그러했던 것처럼 게걸스럽게 석유를 먹어치우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신흥시장과 선진국을 불문하고 전세계에서 만들어지는 자동차들은 예전보다 훨씬 연비가 좋다. 중국은 6.9 litres per 100km 이라는 엄격한 연비 규제를 2015년까지 타겟팅하고 있으며 이는 2020년에는 5l/100km으로 강화될 예정이다. 이러한 연비 개선 추세가 자동차의 수요 증가로 인한 효과를 상쇄하지는 못하더라도 상당수 절감할 수는 있을 것이다. 시티그룹의 분석에 따르면 자동차의 연비가 매년 3~4%, 트럭의 연비가 그 절반 가량 정도로 개선된다고 가정할 경우 2020년의 석유 수요는 전망치 대비 3.8m b/d 줄어들게 된다.


어떤 차량은 석유를 아예 안 쓰게 될 것이다. 미국의 새 천연가스 자원은 천연가스의 평균 가격을 석유의 1/4 수준으로 끌어내리고 있고, 자동차의 연료 펌프와 석유화학 공장에서 석유를 빠르게 대체해나가고 있다. 압축 혹은 액화된 천연가스들은 트럭과 버스와 밴의 탱크에 차츰 자리잡아가고 있다. 미국에서의 버스 중 1/5가량은 이미 천연가스로 움직이고 있고, garbage trucks 의 경우에는 이 비율이 2/5에 달한다. Caterpillar 와 GE는 천연가스를 이용한 열차 엔진을 개발하고 있다. 선박 회사 TOTE 는 최초의 LNG 구동 선박을 주문받아 건조하였다.


자동차를 천연가스로 구동하는 것은 대체적으로 가스를 액화 혹은 파이프라인으로 수출하는 것보다쉽기 때문에 천연가스로의 대체는 Fracking 을 비롯한 새로운 채굴기술만큼이나 확실하게 퍼져나갈 전망이다. 이는 2020년까지 석유 수요를 약 3.5m b/d 가량 저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동 등의 경우 발전용으로 사용되는 석유의 상당량을 방대한 부존량의 천연가스가 대체할 것이다. UAE 에서 개시된 핵발전소도 석유 수요를 일부 대체할 것이고, 대책없는 석유 보조금의 감축도 산유국들의 석유 낭비를 둔화시킬 것이다. 시티그룹은 석유의 천연가스 대체에 대하여 향후 2년간 최대 92m b/d 라는 과감한 전망을 내놓았는데, 이는 작년에 Ricardo 컨설팅이 추정한 결과와도 유사한 것이다.


시티그룹과 리카르도의 추정치가 지나친 것일 수도 있으나, IEA와 석유메이저들의 전망이 과도했던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1990년 후반 IEA 는 2020년까지 석유 수요는 112m b/d을 넘어설 것이라고 전망하였으나 현재는 97m b/d에 불과한 수준이다.

수요가 예상보다 빠르게 감소한다면 유가도 떨어질 것이며, 석유를 고비용으로 채굴하는 기업들은 어려움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Bernstein Research에 따르면, 저품질 유정의 석유 1배럴의 생산 한계 비용은 $100에 달하는데 이는 현재 유가에 거의 근접한 수준이다. 석유 수퍼메이저들에게 이 비용은 갈수록 증가할 것이다.


석유 수퍼메이저들의 장기 지출 비용의 절반은 비용이 많이 드는 비전통적인 유정 혹은 심해 유정이 차지하고 있는데, 이는 NOC 들이 차지하고 있는 대부분의 유정에 대한 공동개발 혹은 라이선스 체결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는 점에도 기인한다. 대형 NOC 들은 이제 세계 최대 유정들의 6/10을 차지하고 있다. 아직 기술과 자본이 부족하여 기존 석유 수퍼메이저들을 필요로 하는 NOC 들은 일부에 불과하다. 사우디의 Aramco, 브라질의 Petrobras, 말레이시아의 Petronas 등 대형 NOC들은 이제 더 이상 외국 기업의 기술과 자본을 아쉬워하지 않는다.


NOC 들이 부족한 것을 제공해줄 수 있는 것은 석유메이저들만이 아니라는 것도 변수이다. 석유메이저들의 아웃소싱 전략에 따라 1980년대부터 급성장한 Halliburton이나 Schlumberger와 같은 유전 서비스 회사들도 NOC 들에게 프로젝트 관리나 금융 리스크 관리 등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석유메이저들의 경쟁자로 떠올랐다.


이들 서비스 회사들과의 협력에 힘입어, 거대하고 야심만만한 주요 NOC 들은 이제 석유메이저들이 기존에 개척해 놓은 기존 유전 이상을 노리고 있다. Bain & Company의 분석에 따르면, 2011년 석유메이저들은 R&D 에 $4.4B를 투자하였는데, 석유서비스들의 투자 규모는 $2.3B, 그리고 대형 NOC 의 R&D 투자는 $5.3B에 달한다. 2005년부터 대형 NOC 들의 R&D 투자 상승세는 석유메이저의 두 배에 달할 정도로 공격적이다. 브라질 Petrobras의 심해 유전 탐사 기술 투자는 세계 최고 수준이며, 중국의 Sinopec과 다른 NOC들은 한때 다국적 기업들이 제공했던 서비스를 대체할 석유서비스 회사를 자체적으로 육성하고 있다.


리스크가 큰 대형 프로젝트들도 기존 석유메이저들이 독점해왔으나 이제는 강한 도전에 직면하고 있는 분야이다. 그 자신도 부유하고 때로는 정부의 자금 지원을 받는 NOC 들은 석유메이저보다 때로는 더 나은 조건으로 아프리카 등의 미개발 유전 개척에 뛰어들기 시작했다. 자국의 원유 공급 부족에 시달리는 중국은 아프리카 지역 원유 탐사에 누구보다도 적극적이다. CNOOC 와 Sinopec 등은 자국 내에서보다 더 많은 자유를 누리며 적극적으로 해외 진출에 뛰어들고 있다.


신규 진입 주자들의 약진은 유전 발굴과 개척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이들은 2000년 대 초 앙골라와 나이지리아와 카자흐스탄에서 새로운 가스유전을 발굴해냈다. 탐사-발굴-생산 전문 기업들을 인수합병하는 것도 석유메이저만의 고유한 방법이 더 이상 아니다. Deloitte에 따르면, NOC 들은 석유개발회사 인수에 $113B를 지출하였는데, 이는 2011년 대비 3배 증가한 액수이며 모든 인수합병 시장의 절반에 달하는 규모이다. 현재는 석유메이저가 탐사생산에 지출하는 자본 규모는 전체의 25%에 불과하다. 엑손은 1980년대에는 탐사생산 분야에서 최대 투자자였으나, 지금은 그 위치를 PetroChina 가 대체하였다. (Barclays 추산)


셰일가스야말로 석유메이저들이 힘을 못 쓰는 대표적인 분야이다. 미국의 가스 붐은 Mitchell Energy라는 듣보잡(?) 회사가 주도한 것이다. Bain 은 이러한 추세에 대하여 기존의 거대 회사들이 셰일가스라는 새로운 분야에 대하여 시장 기회뿐만 아니라 기술적 비전마저도 놓치고 있다고 지적한다.


Chesapeake Energy 같은 미국의 셰일 시추사들은 중국 회사들이 자국의 셰일 개발을 위해서도 노리고 있는 기업이기도 하다. 석유메이저 중 가장 발빠른 편인 엑손은 미국의 셰일 오일 개발 회사 XTO 를 2009년 $41B 에 인수하였는데, 미국의 가스 가격이 지지부진함에 따라 상당히 늦은 결정으로 평가받았다. 석유메이저들은 동아프리카의 오일셰일들도 놓친 것으로 드러났는데, Tullow, Anadarko, Ophir 등을 인수했어야 했다. 브라질 지역에서는 BG나 Hess 등의 기업들이 막대한 pré-sal (“염전 아래”) 셰일 기업들이 두각을 드러내는 동안 이를 파악하는 데 실패했다.


석유메이저들은 중요한 기회들을 놓치는 것뿐만 아니라, 삽질도 적지 않았는데 Shell의 북극 탐사는 핵심적 장비에 중대한 데미지를 입은 후 철수하고 말았다. BP의 TNK-BP 청산은 서투르고 지리하게 진행되다 결국 Rosneft에 새로운 성장 동력을 안겨주는 결과로 이어졌다. 중앙아시아에 대한 엑손과 Roseneft의 합작 투자도 회사 고유의 리스크 회피 자본 운영 방식의 부조화로 삐걱대고 있다.


선택의 여지가 좁아지고 경쟁이 격화되는 현실이 석유메이저들의 reserve replacement ratios (RRRs) – 생산량 대비 신규 유전 발굴 지수 – 저하의 주 요인일 것이다. 2012년 Shell의 총 탄화수소 대체는 44%라는 빈곤한 수준에 머물렀다. 동 기간 BP 는 85%, Total은 93%을 기록했는데, 이는 이 3 사가 모두 쇠퇴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나마 엑손이 지난 10년간 100% 이상을 유지하여 115%를 달성하였고 Chevron 이 112%을 기록하였다. 그러나 Exxon 의 1.8 billion 배럴 은 미국 Woodford와 Bakken 의 고비용 셰일 오일에서 온 것으로, Exxon의 원유 부존량의 절반은 이제 고비용의 비전통적 방식 또는 심해 유전이 차지하고 있는데 이는 2000년대 초반의 17%에 비해 급격히 늘어난 것이다.


석유메이저들은 매년 $100B 를 탐사시추에 지출하고 있는데 이 노력은 투자자들에게 별로 좋은 인상을 주지 못하고 있어 이들의 주가는 몇 년간 지지부진한 수준이다 (Chevron 제외) 새로운 탈출구로 모색하고 있는 가스 사업은 이미 40%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석유와 가스의 차이점들 또한 석유메이저들에게 별로 긍정적으로 작용하지 못하고 있다. 가스 채굴은 고비용 저효율의 파이프라인 건설과 방대한 투자를 요구하면서도 가격에 민감한 소비자들을 타겟으로 해야 한다. 아마도 가스는 석유가 바닥난 시점부터 본격적으로 팔리기 시작될 것이다. 현재 개발중인 지역만으로도 가스는 향후 5년간 공급 과잉일 전망이다.


석유 메이저의 대안은 무엇인가. 대체개발을 위한 투자 확대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 회사 일부의 분할 매각도 장기적인 대안은 되지 못한다.

대부분에게 불쾌하게 들릴 수 있지만, BP의 멕시코 만 원유 누출 사고가 석유메이저의 미래일 수도있다. 벌금을 납부하기 위한 강제적 자산 매각이 역설적으로 회사의 주가 상승으로 이어졌다. 이는 투자자들이 석유메이저에게 바라는 것은 더 작고 적합한 규모임을 의미한다. 소수만 이해하는 비전의 거대한 개척자 대신, 세상이 그들에게 더 이상 바라지 않는, 그들이 그 동안 해 왔던 역할 대신. 그들은 치열한 고민을 거쳐, “Oil Supermajor” 보다는 ‘제법 큰 석유제조사’ 가 더 나은 역할임을 찾아낼 것이다.



http://www.economist.com/news/briefing/21582522-day-huge-integrated-international-oil-company-drawing





Posted by 김구공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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